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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과 겸손

“오로지 착하고 어진 행동만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으며 아무리 먼 곳에라도 이를 수 있습니다. 교만하면 손실을 불러오고, 겸손하면 이로움을 얻는 것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법칙입니다.” 惟德動天,無遠弗屆. 滿招損,謙受益,時乃天道. 『상서尙書』「대우모大禹謨」가운데 한 부분이다. 우禹는 순舜의 신하로서 큰물을 막아 다스리는 데 큰 공을 세움으로써 ‘대우大禹’로 높임을 받았다. 「대우모」는 우와 순, 그리고 백익伯益이 함께 나랏일을 두고 궁리를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꼭지이다. 여기에서 ‘모謨’는 ‘모謀’와 통용한다. 한 달 동안 묘민苗民과 싸움을 벌였지만 이들은 험준한 지세를 방패삼아 완강히 버티며 무릎을 꿇으려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익이 우에게 건의한 말이 바로 여기 인용한 부분이다. 이들..

산문 마당 2023.06.21

이연년가李延年歌-이연년李延年

1. 원문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 2. 주석 1) 傾城, 傾國...여색 때문에 나라가 망함. 뒷날 여인의 용모가 매우 아름다움을 형용함. 2) 寧不知...어찌 알지 못하랴. 3. 옮기기 북쪽 지방에 아름다운 여인 있는데, 자태는 세상에 견줄 이 없이 하나뿐이라. 그녀가 성을 지키는 장수 한 번 보면 무기 버리니 성을 지키지 못하고, 그녀가 천하에 군림한 황제 한 번 보면 황제 마음 기웃 나라가 무너지네. 그대는 어찌 이 아름다운 여인을 모른단 말인가. 자칫 다시 만나기 어려울지니. 4. 덧붙이기 에 이런 기록이 있다. '어느날 궁중에서 벌어진 잔치에서 이연년이 춤을 추며 이 시를 노래로 불렀다. 이 노래를 들은 한무제는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 이렇게..

한시漢詩 2023.06.20

격양가擊壤歌-중국 고대 민요

1. 원문 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于我何有哉! 2. 주석 1) 作...노동, 일. 息...휴식 2) 帝力...요제堯帝의 힘, 세력. 何有...무슨 영향이 있겠는가, 무슨 은혜를 베풀겠는가. 3. 옮기기 해 뜨면 밭에 나가서 일하고, 해 지면 집에 와서 쉬노라.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밭 갈아 먹을 것 얻노라. 이런 날들이 이렇게 편안한데 임금의 권력을 무에 선망하랴! 4. 붙이기 는 한 편의 순박한 민요이다. 에 '요 임금이 자리에 있을 때, 천하는 크게 태평하여 백성들은 아무 탈없이 잘 지냈다. 팔구십 나는 노인들이 손으로 땅을 두드리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기록했다. 이 민요는 농경문화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한시漢詩 2023.06.18

송별送別-왕유王維

1. 원문 山中相送罷, 日暮掩柴扉. 春草明年綠, 王孫歸不歸? 2. 주석 1) 掩...닫다, 문을 닫다. 柴扉...사립문, 가난한 집을 비유하기도 함. 2) 明年...'年年'으로 된 곳도 있음. 王孫...귀족의 자손, 여기에서는 이별하여 보내는 친구를 가리킴. 3. 옮기기 깊은 산중에서 그대를 보내고 나서, 석양에 사립문을 닫았네. 내년에도 봄풀이 파릇하면, 그대 돌아올 수 있으려나? 4. 덧붙이기 왕유는 생활 속의 평범한 소재를 놓치지 않고 소박하고 자연적인 시어로써 깊고 진지한 감정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시인이다. 기원후 701년~기원후 761년. 이백과 그대로 겹치는 시대에 살았던 왕유는 화가이기도 했다.

한시漢詩 2023.06.17

문유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

1. 원문 綠蟻新醅酒, 紅泥小火爐. 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 2. 주석 1) 綠蟻...새로 빚은 술을 아직 걸러내기 앞서 술 표면에 뜬 지게미의 색깔이 엷은 녹색에다 그 자잘한 모양은 개미 같아서 '녹의綠蟻'라 함. 아직 걸러내기 전에 술 위에 뜬 녹색의 포말. 醅...양조하다 2) 雪...눈이 내리다, 이 시에서는 동사로 쓰임. 無...의문을 표시하는 어조사[어기사] 3. 옮기기 새로 빚은 술 색깔은 연두에 향은 짙은데, 붉은 진흙으로 만든 화로에 발갛게 불꽃 활활. 날 어둡자 눈 내리려는데, 함께 따스한 술 한 잔 하지 않으려는가? (우리집에 새로 담은 쌀술 아직 거르지 않았는데 연두빛 포말에 향기가 코를 찌르네, 붉은 진흙으로 만든 화로는 달아서 술 데우기에 안성맞춤일세. 하늘은 무겁게 가라앉아 밤..

한시漢詩 2023.06.17

장진주將進酒-이백李白

1. 원문 將進酒 李白 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奔流到海不復回。 君不見高堂明鏡悲白髮,朝如青絲暮成雪。 人生得意須盡歡,莫使金樽空對月。 天生我材必有用,千金散盡還復來。 烹羊宰牛且爲樂,會須一飲三百杯。 岑夫子,丹丘生,將進酒,杯莫停。 與君歌一曲,請君爲我傾耳聽。(傾耳聽 一作:側耳聽) 鍾鼓饌玉不足貴,但願長醉不願醒。(不足貴 一作:何足貴;不願醒 一作:不復醒)` 古來聖賢皆寂寞,惟有飲者留其名。(古來 一作:自古;惟 通:唯) 陳王昔時宴平樂,鬪酒十千恣歡謔。 主人何爲言少錢,徑須沽取對君酌。 五花馬、千金裘,呼兒將出換美酒,與爾同銷萬古愁。 2. 주석 1) 장진주-권주가, 將...청컨대 장, 원하다, 청하다. 君不見...악부에서 흔히 쓰임. 天上來...황하의 발원지는 칭하이성靑海省, 이곳의 지세가 매우 높기에 이렇게 표현함. 2) 高堂...높고 넓..

한시漢詩 2023.06.15

표리부동表裏不同

어떤 이가 자기 아버지가 병이 들자 의원을 모셨다. “이 병은 고칠 길이 없소이다. 다만 그대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키면 고칠 수 있소이다. 그대의 넓적다리 살을 한칼 잘라 약으로 드시게 하면 고칠 수 있소이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그야 어렵지 않지요.” 이렇게 말하곤 칼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곧이어 문간에 한 사람이 누워 있는 걸 보자 손에 든 칼로 넓적다리 살을 발랐다. 누웠던 사람이 깜짝 놀라 펄쩍 뛰자 아들 된 이 사람은 그 사람을 손으로 가만 누르면서 이렇게 일렀다. “쉿! 그대 넓적다리 살점으로 우리 아버지 살리니 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 아니겠소.” 명明 나라 때 취월자醉月子가 편찬한『정선아소精選雅笑』「할고割股」전문이다. 마음이 음흉하여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를 만나 낭패 보..

산문 마당 2023.06.12

여황제 무측천武則天의 첫 번째 남총男寵-설회의薛懷義

당나라 세 번째 황제 고종 이치李治가 세상을 떠났다. 기원후 683년 섣달이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바로 앞서 한 장의 조서를 남겼다. -태자 이현李顯을 황제의 자리에 즉시 앉혀라. 하지만 나라의 큰일 처리에 성근 부분이 있을 때는 천후天后의 가르침에 따라 결단토록 할지니라. 여기서 이르는 천후란 바로 무측천을 가리킨다. 그런데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 고종 이치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조서는 대당의 땅덩어리를 두 손 받들어 다른 이의 손에 넘길 뻔한 일로 발전했다. 사흘 뒤, 이현은 당나라 네 번째 황제 중종으로서 자리에 올랐고, 무측천은 황태후로 높여졌다. 바로 이해, 무측천은 나이 예순으로 당시로서는 자못 늙은이였다. 그런데 온 천하를 흔들 만큼 큰 권세를 손에 넣었다고는 하지만 가..

문과수비文過遂非

. 文 - 가리다/감추다/숨기다 문 . 過 - 잘못/허물 과 . 遂 - 따르다/순응하다 수 . 非 - 허물/잘못 비 - 잘못(허물)을 감추고 잘못된 행위에 길들여 순응하며 따르다. >잘못된 행위를 잘못이 아닌 것처럼 꾸미어 고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 이런 행위에 순응하여 따르다. *전고 북송 때 소식의 에, '게다가 최근의 일들은 잘못된 행위를 잘못이 아닌 것처럼 꾸미어 고치지 않는 풍조가 있으니, 이 때문에 저는 분노와 탄식을 금할 수 없나이다.' (而近日之事, 乃有文過遂非之風, 此臣之所以憤懑太息而不能已也.)라는 구절이 있음. *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첫손꼽았지만, 어깨를 다투었던 '욕개미창欲蓋彌彰', '문과수비'는, 말은 다르지만 오늘을 '누란지위累卵之危'로 본다는 ..

사자성어 & 말 2022.12.12

누란지위累卵之危

. 累 - 쌓일 누 . 卵 - 알 란 . 之 - ...는/...하는(일반적인 수식 관계를 나타내는 구실을 하는) 지 . 危 - 위태할 위 - 쌓아 올린 계란처럼 몹시 아슬아슬한 위기. *전고 동한의 사상가 왕부王符의 에, '쌓아 올린 계란처럼 위태로운 처지에 살면서 태산 같은 평안을 도모하니.' (居累卵之危而圖泰山之安...)라고 했으며, 이보다 앞서 사마천은 에서, '진나라는 지금 위태롭기가 계란을 쌓아 올린 것 같으니, 저를 쓰시면 안녕을 얻을 것이외다. (秦王之國, 危如累卵, 得臣則安.)라고 했음.' *말의 말 서울 한복판에서 젊은이들이 1백 5십 명 넘게 죽었다. 죽게 생겼다고, 살려 달라고 외쳤지만, 손을 내미는 이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아슬아슬하다. 언제 또 이런 참사가 다시 터질 것만..

사자성어 & 말 2022.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