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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개미창欲蓋彌彰

. 欲 - 하고자 할 욕 . 蓋 - 가릴/감출 개 . 彌 - 점점 더/더욱 더/한층 더 미 . 彰 - 드러날 창 - 감추려고 할수록 더욱 더 드러나다. > 진상을 감추려고 하다가 도리어 마각이 드러나다. *전고 에, 어떤 이는 명성을 얻으려고 했지만 역사에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어떤 이는 제 이름을 감추려고 했지만 그 이름이 오히려 지금 널리 알려졌으니, 불의를 징벌함이라. (或求名而不得, 或欲蓋而名章. 懲不義也.) *말의 말 -진실은 죽지 않는다. 내가 쓴 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라는 꼭지를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제 목숨을 내놓더라도 진실을 밝히는 데 기꺼이 나서려는 이가 역사에는 꼭 있게 마련이다.

사자성어 & 말 2022.12.11

과이불개過而不改

. 過 - 잘못, 과실, 과오 과 . 而 - 말 이을 이, (순접順接의 경우도 있고 역접逆接의 경우도 있음) . 不 - 아닐 불, 아닐 부 . 改 - 고칠 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음. *전고 에, "공자께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으니, 이것을 일러 잘못이라 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는 구절이 있음. (子曰 : '過而不改, 是謂過矣.') *그러나 더 무서운 건, 자기의 잘못을 덮으며 한사코 가리려는 데 있다. 아니, 이보다 더 무서운 건, 자기 잘못을 남에게 덮어씌우려는 데 있다. * '不' 자는 바로 잇달아 나오는 음의 첫소리가 'ㄷ'이나 'ㅈ'이면 '부'로 읽고, 그 밖에는 '불'로 읽는다. 예컨대, '不道德' 이나 '不正'은 각각 '부도덕', '부정'으로 읽는다. * '而'는 쓰임이 매우 다양하..

사자성어 & 말 2022.12.11

아비의 훈계

무릇 군자라면 고요한 마음으로 심신을 수련하고 검박한 태도로 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세속의 명예와 이익을 멀리하지 않으면 자기의 뜻을 분명히 할 수 없으며, 심신이 고요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먼 앞날을 내다볼 수 없으니라. 학문을 함에 평정을 유지해야 근원에 이를 수 있고, 공부하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으며, 포부가 없으면 학문에 성취를 이룰 수 없느니라. 태만하고 방종하면 정신을 진작시킬 수 없으며, 경솔하고 조급하면 타고난 품성을 갈고 닦을 수 없느니라. 세월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의지도 시간과 함께 사라짐이 마른나무가 잎 시들어 떨어짐과 같으니, 세상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고 늘그막에 헐어진 집 지키며 지난날을 안타까워한들 어떻게 돌이킬 수 있겠는가? (夫君子之行,靜以修身,儉以養德。非淡泊無..

산문 마당 2022.11.22

글 읽는 소리

솔잎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멧새 지저귀는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 학이 우는 소리, 바둑돌 놓는 소리, 섬돌에 빗방울 듣는 소리, 창문에 눈 내리는 소리, 이 모든 소리가 그지없이 맑지만 글 읽는 소리가 제일이다. (松聲, 澗聲, 山禽聲, 野蟲聲, 鶴聲, 棋子落聲, 雨滴階聲, 雪灑窓聲, 皆聲之至淸者也, 而讀書聲爲最.) 남송南宋 때 학자 예사倪思의『경서당잡지經鋤堂雜志』에서 뽑아왔다. 반세기 전만 해도 글방에서 글 읽는 소리가 자그마한 마을 고샅길에 넘쳤다. 낭랑한 이 소리는 높낮이가 있었고 박자가 있었기에 그대로 음악이었다. 강화읍성에 상륙한 프랑스 군인이 나지막한 초가집일망정 집집마다 책이 가득하고, 골목길 휘돌 때마다 글 읽는 소리 넘치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지 않은가. 짬..

산문 마당 2022.11.22

멸문지화를 막은 여인-조괄趙括의 어머니

기원전 262년에 시작되어 기원전 260년까지 무려 세 해 동안 장평長平(지금의 산시성山西省 가오핑시高平市) 땅에서 벌어진 ‘장평대전長平大戰’은 전국시대 막바지 누가 마지막 패자가 되느냐를 놓고 겨룬 큰 전쟁이었다. 맞상대는 조趙 나라와 진秦 나라. 당시 조나라 군주 효성왕孝成王은 ‘호복기사’로 이름을 떨친 무령왕의 손자였으며, 진나라 군주 소왕昭王(소양왕昭襄王이라고도 함)은 상앙商鞅이 추진했던 개혁의 방향을 바꾸지 않고 밀고 나간 혜왕惠王의 손자였다. 이들이 천하를 둔 건곤일척의 패를 던졌다. 상앙을 곁에 두었던 진나라 효공 이후 이 나라의 모든 얼개는 칠웅 가운데 마지막 일웅이 되기 위한 전시 체제였다. 전쟁터에서 베어 온 적군의 머리 숫자가 곧 논공행상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체제를 몇 십 년 동안 이..

돼지 잡은 증자曾子

증자의 아내가 저자에 가려고 나서자 아이가 꽁무니에 붙으며 홀짝홀짝 울었다. 그러자 어미가 아이에게 이렇게 일렀다. “집에 있어라, 그러면 어미가 돌아와서 돼지를 잡아서 먹도록 할게.” 그녀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남편이 돼지를 잡아서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을 막아서며 말했다. “아이와 농담으로 한 말일 뿐이었어요.” 이 말에 남편은 이렇게 맞받았다. “아이는 농담할 상대가 아니외다. 어린 아이가 무슨 지혜가 있겠소?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서 배울 따름이오. 부모의 가르침을 따를 뿐이란 말이오. 오늘 당신이 이 아이를 속이면 아이에게 속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오. 어미가 아이를 속이면 아이는 어미를 믿지 않을 터이니, 이건 교육이 아니외다.” 말을 마치자 증자는 돼지를 잡아서 삶았다. ..

산문 마당 2022.11.21

남우충수濫竽充數

. 濫 - 부실하다, 가짜 남/람 . 竽 - 피리 우 . 充 - 가득 채우다 충 . 數 - 일정한 수량이나 수효 수 > 재능이나 실력이 모자라는 이가 끼어들어 머리 숫자만 채우다. >>재주가 없는 사람이 재주가 있는 것처럼, 좋지 않은 물건을 좋은 물건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를 비유함. >>>피리[竽]를 불 줄 모르는 이가 피리 연주단에 섞여 들어가서 대원의 숫자를 채우는 경우를 빗댐. ***전고 에, '제나라 선왕宣王은 피리[竽] 연주에 연주단을 꼭 3백 명으로 채우도록 하였다. 남곽 처사 南郭 處士가 왕을 위해 피리 연주단에 끼어들었다. 왕은 이들의 연주를 좋아하여 이 수백 명에게 녹봉을 내렸다. 선왕이 세상을 떠난 뒤에 민왕湣王이 자리를 이었다. 민왕은 (연주단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따로 하..

사자성어 & 말 2022.11.21

토사구팽兎死狗烹

. 兎 ... 토끼 토 . 死 ... 죽을 사 . 狗 ... 개 구 . 烹 ... 삶을 팽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에게 삶아 먹히기 됨.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 >>> 섬기는 이를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올려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충성을 바쳤지만, 일이 이루어지자 버려지거나 목이 내려지는 화를 당했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함. *전고 에, ' 하늘 나는 새 다 잡으면 멋진 활은 쓸모 다 했으니 거두어 들이고, 교활한 토끼 다 잡으면 사냥개도 할 일 다 했으니 삶아 없앤다.'는 구절이 있음. (飛鳥盡, 良弓藏 ; 狡兎死, 走狗烹.) >서한의 개국 공신이었지만, 결국은 칼을 받게 된 한신韓信도 위 인용한 말에 덧붙여, '맞..

사자성어 & 말 2022.11.19

삼인성호三人成虎

. 三 - 셋, 여럿 삼 . 人 - 사람 인 . 成 - 이룰 성 . 虎 - 범, 호랑이 호 ...세 사람이 짜면 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됨을 이르는 말. ...다시 말하면, '여러 사람이 우겨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임 *전거 에, '저자에 호랑이가 없음이 분명한데도, 세 사람이 입을 모으면 호랑이를 만들어낸다.' (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라고 함.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이요 '삼인성호三人成虎'이다."라고 목소리 높인 이가 있다. 그럴까?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럴지도 모른다. 눈 부릅뜨고 진실을 지켜볼 일이다. 무섭다. 지난날, 서울특별시 공무원 유우성은 간첩이 되었다, 멀쩡한..

사자성어 & 말 2022.11.18

독서 환경

역사는 눈빛[雪光]에 읽어야 속까지 비치는 환함으로 거울삼을 수 있다. 제자백가는 달빛을 벗 삼아 읽어야 깊고 그윽한 운치를 맛볼 수 있다. 불교 경전은 예쁜 아가씨를 앞에 두고 읽어야 헛됨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산해경山海經』,『수경水經』, 그리고 총서와 간단한 역사는 성근 청죽이나 차가운 바위 또는 푸른 이끼를 곁에 두고 읽어야 끝없는 즐거움과 넓고 가없는 논평을 받아들일 수 있다. 충신과 열사의 전기는 피리 불고 북 치며 읽어야 이들의 이름을 드날릴 수 있다. 간신배와 아첨꾼 이야기는 칼 차고 술잔 들고 읽어야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이소離騷』는 인적 없는 산속에서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읽어야 골짜기를 놀라게 할 수 있다. 부賦는 물결이 미친 듯 고함치며 읽어야 회오리바람 일으킬 수 있다. 시와..

산문 마당 202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