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31

양두구육羊頭狗肉

.羊-양 양 .頭-머리 두 .狗-개 구 .肉-고기 육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팖. (비유) 겉은 그럴 듯하지만 속은 변변치 아니함.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민생 법안 처리만을 뒤로 미룬 국회의원들을 보면 양두구육이란 말이 생각난다.'를 이 성어의 예문으로 등록했다. --전고典故-- *의 이야기를 여기 데려온다. 제나라 영공靈公이 궁중의 여자들에게 남자의 복장을 하도록 시키고 함께 놀며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처 생각지도 못하게 온 성안의 여자들이 남자 복장으로 치장하더니 헐렁한 도포에 허리띠까지 맨 모습이 여성의 복장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를 보고 화가 난 영공이 당장 이런 복장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여자들이 남자 옷을 입다니, 도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허리띠는 잘..

사자성어 & 말 2022.09.12

궤자의혈潰自蟻穴

.潰-무너질 궤, (큰물에 둑이 터지다 궤) .自-~에서부터 자 .蟻-개미 의 .穴-구멍 혈 '개미구멍 하나가 큰 제방둑을 무너뜨린다.'라는 말이다. --자그마한 결점 하나라도 등한히 여기면 그것이 점점 더 커져서 큰 결함을 가져오게 된다. *출전- '유로'편에, '천 길 긴 둑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백 척 높은 건물도 굴뚝 틈새로 나온 불티 하나로 불 타 사라진다.'라는 구절이 있다. (千丈之堤,以螻蟻之穴潰;百尺之室,以突隙之煙焚.) *최근, 나00 전 의원께서 '궤자의혈'을 말씀하셨다. '아, 바쁜 생활 속에서도 책을 가까이하시는구나, 이분께서는.' 그런데 이분께서 가리키는 '개미구멍'은 자기와는 다른 쪽에 있는 이00 의원이었다. 그럴까? 어! 이러다가 멀쩡한 둑 무너뜨릴라, 멀쩡한 굴뚝 깨뜨..

사자성어 & 말 2022.09.12

법과 제도

군주의 자리에 있어도 명령이 통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온갖 기관이 이미 직분을 받았지만 상궤를 벗어나면 엉망이 된다. 법과 제도가 있지만 멋대로 마구 혜택을 베풀면 백성들은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군주에게 존엄만 있으면 법은 널리 통할 수 있다. 또 관리가 맑고 깨끗하면 정치는 관례대로 움직일 수 있다. 법과 제도가 분명하면 백성은 형벌을 두려워한다. 법과 제도가 분명하지 않으면서 백성들에게 법과 제도에 복종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백성이 법에 복종하지 않는데도 군주의 존엄을 바란다면, 군주가 요나 순처럼 지혜로워도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상군서商君書』「군신君臣」가운데 한 구절이다. 전국시대, 칠웅 가운데 서쪽 변방의 제후국 진秦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상앙商鞅이 마련한 변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산문 마당 2022.09.07

이런 순리循吏

어떤 행상이 재상에게 물고기를 올렸지만 재상은 이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행상이 이렇게 물었다. “어르신께서 물고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올리는데 무슨 까닭으로 받으려 하지 않으십니까?” 재상의 대답은 이러했다.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았소. 지금 이 사람은 재상으로서 물고기를 내 돈으로 살 수 있소이다. 하지만 지금 물고기를 받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누가 내게 물고기를 올리겠소? 그래서 받지 않았소. 사마천의 『사기史記』 「순리열전循吏列傳」에서 가져왔다. 이 글에서 재상은 춘추시대 노魯 나라에서 법을 받들어 지키기로 이름난 공의휴公儀休이다. 법을 잘 지키는 데다 백성들에게 항상 선량한 마음으로 다가갔던, 이른바 ‘순리循吏’들의 열전을 앞에 두고, 이와는 대립되어 짝을 이루는 ‘혹리..

산문 마당 2022.09.07

지신 모신 사당에 사는 쥐

지신을 모신 사당의 담은 나무막대기를 하나하나 줄 세워 엮은 뒤 진흙을 발라서 만든다. 이 안에 쥐들이 들어가서 지낸다. 불을 놓으려니 나무막대기에 불이 붙을세라 걱정이요, 물을 채우려니 진흙이 무너질세라 걱정이다. 쥐들을 없애지 못하는 건 지신을 모신 사당이기 때문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내편內篇」에서 가져왔다. 지신 모신 사당에 사는 쥐를 잡으려니 이래저래 어렵다. 불을 태워 몰아내자니 나무막대기 하나하나 줄 세워 엮어 세운 사당의 담에 불붙을세라 걱정이요, 물을 채워 몰아내자니 진흙으로 발라 세운 담이 무너질세라 걱정이다. 머리 조아리고 꼬리 흔들며 군주의 환심 사기에 바쁜 소인배가 바로 사당에 사는 쥐와 다름없다. 이들 소인배는 온갖 아첨으로 군주의 눈을 가리며 충신들의 접근을 막을 뿐만 아니라..

산문 마당 2022.09.07

역할

예전에 어떤 이가 사냥 갈 준비를 했다. 이 양반은 송골매를 잘 몰랐기에 들오리를 한 마리 사서 들판으로 나아가서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 이 양반이 들오리를 공중으로 던지며 토끼를 잡도록 했으나, 들오리는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다시 잡아서 공중으로 던졌지만 역시 바닥에 떨어졌다. 이렇게 서너 차례 반복하자 들오리는 뒤뚱뒤뚱 이 양반 앞으로 걸어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는 들오리입니다. 제 본분은 잡혀 먹히는 것입니다. 어찌 저를 마구 집어던져서 괴롭힌단 말입니까?” 이 말을 들은 사냥꾼 이 양반이 입을 열었다. “나는 자네가 토끼 잡을 줄 아는 송골매인 줄 알았는데, 그래, 들오리란 말인가?” 들오리는 제 발바닥을 들어 올려 보이며 사냥꾼에게 웃으며 말했다. “제 발을 보셔요, 토끼를 잡을 수..

산문 마당 2022.09.07

불상사不祥事

제齊 나라 경공景公이 사냥을 나갔다가 산에서는 호랑이를 만났고 늪지대에서는 뱀을 보았다. 사냥에서 돌아온 경공은 안자晏子를 불러 이렇게 물었다. “내 오늘 사냥을 나갔다가 산에서는 호랑이를 만났고, 산에서 내려와 늪지대를 지날 때는 뱀을 보았으니 이게 혹시 불길한 일이 아닌지 모르겠소.” 그러자 안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는 세 가지 불길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께서 방금 말씀하신 일은 여기에 없습니다. 무릇 현명한 인재가 있지만 찾을 줄 모르면, 이것이 첫 번째 불길한 일입니다. 그리고 현명한 인재인 줄 알면서도 쓰지 않으면, 이것이 두 번째 불길한 일입니다. 게다가 현명한 인재를 골라 쓰면서도 믿지 않으면, 이것이 세 번째 불길한 일입니다. 이른바 불길한 일이란 바로 이와 같은 것들입니다. ..

산문 마당 2022.09.07

죽은 천리마를 큰돈으로 산다면

소왕昭王이 이렇게 물었다. “누구를 먼저 방문해야 옳겠소?” 곽외郭隗가 입을 열었다. “신이 듣잡기로는 옛적에 어떤 임금께서 천금으로 천리마를 구하려고 했지만 세 해가 되도록 손에 넣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궁중에 시종 하나가 임금께 이렇게 아뢰었습니다. ‘저에게 사오도록 시키시기 바랍니다.’ 임금께서는 이 사람을 보냈습니다. 석 달 뒤, 이 사람이 마침내 오백 금으로 천리마를 손에 넣었습니다만, 이미 죽은 말이었습니다. 그것도 죽은 말의 머리를 오백 금이나 주고 사서 임금께 보고를 드렸습니다. 임금께서 크게 노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 필요한 건 산 말이네. 죽은 말을 뭣에 쓰겠는가? 그것도 오백 금이나 주고 말일세.’ 그러나 이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은 말을 사면서 오백 금을 치..

산문 마당 2022.09.07

이런 사람 없어 걱정

세상에 유능한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이 신하를 다루어 쓸 수 있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라. 세상에 재화財貨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재화를 분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걱정하라. 『관자管子』「목민牧民」가운데 한 구절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군주 환공을 첫 번째 패자의 위치로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관중도 신하보다는 군주에게 더 큰 책무가 있음을 앞세웠으며, ‘재화의 유무’보다는 ‘분배’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랫사람을 골라 쓸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군주가 나라 망친 예는 우리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적잖이 찾을 수 있다. 군주가 어리석으면 잇속 차리기 바쁜 소인배들이 구린내에 파리 꾀듯 판을 친다. 이만큼 잘 사는데 불만이 들어설 틈이 어디 있느냐, 이런 물음을 던지는 이도 ..

산문 마당 2022.09.07

술맛이 좋아도 개가 무서우면

송宋 나라에 술을 빚어 파는 사람이 있었다. 술 되도 아주 공정하고 손님을 대하는 몸가짐도 조심스럽고 발랐을 뿐만 아니라 그가 빚은 술에서도 향기가 맑고 깨끗했다. 게다가 문간에 내달은 술집 광고 깃발의 위치도 자못 높았다. 그런데도 술이 팔리지 않고 오래되자 맛이 변하여 시어졌다. 까닭을 알 수 없어 갸우뚱하던 이 양반이 앞뒤를 알 만한 동네 어른 양천楊倩에게 물었다. “자네가 기르는 개가 사나운가?” 술을 빚어 파는 이 양반이 되물었다. “개가 사납다고 술이 팔리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자네가 기르는 개를 두려워한다네. 아이에게 돈을 주고 주전자 들려 술을 사오라고 했을 때, 자네 개가 뛰어나와 깨물겠지. 이 때문에 술이 팔리지 않고 맛이 변하여 쉬는 걸세.” 『한비자韓非子』「외저설우상外..

산문 마당 2022.09.07